지난 달 30일 이탈리아 중부 산간 지역을 강타한 규모 6.5의 강진으로 진앙을 중심으로 서울 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의 변형이 관찰됐다.

또, 진앙 부근에 15㎞에 걸쳐 거대한 층도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는 이탈리아 지진화산연구소(INGV)를 인용, 진앙을 중심으로 움브리아 주, 마르케 주, 라치오 주 등의 산간 지역에 걸친 약 600㎢의 면적이 꺼지고, 돌출되는 등 지형 변화가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600㎢는 서울과 비슷한 넓이다.

아울러 마르케 주 아르콰타와 우시타 사이의 15㎞ 구간에는 거대한 계단과 같은 층이 형성됐다.

아펜니노 산맥의 일원인 베토레 산에 형성된 이 층은 20∼70㎝의 높이를 보이고 있으며, 1m가 넘는 지점도 일부 존재한다고 INGV는 설명했다.

규모 6.0 이상의 강진 이후 이런 층이 단층선을 따라 형성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INGV는 덧붙였다.

지난 8월24일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나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 등에서 총 298명의 사망자가 나온 이 일대는 지난 달 26일 규모 5.4, 5.9의 지진이 연타한 뒤 다시 나흘 뒤에 이탈리아 반도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36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 6.5의 지진이 재발하는 등 지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일 새벽에도 진앙과 가까운 마르케 주 마체라타에서 규모 4.8의 여진이 발생해 120㎞ 남짓 떨어진 수도 로마 일부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되는 등 여진도 수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INGV는 8월24일 지진 이후 기록된 여진만 2만1천600여 차례에 달한다고 밝혔다.

8월에 발생한 지진 이후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미리 몸을 피한 덕분에 추가 지진으로 인명 피해가 나지는 않았으나 가옥 수 만 채가 무너지거나 금이 가 약 10만 명이 이재민이 발생하고, 노르차의 성 베네딕토 대성당이 파괴되는 등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문화재 손상도 뒤따랐다.

한편 그라치아노 델리오 이탈리아 교통건설부 장관은 이번 지진 피해 복구와 이탈리아 건물들의 내진 보강을 위해 매년 40억∼70억 유로(약 5조730억∼8조8천78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라치아노 장관은 3일 공영 라이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0년 간 지진 예방에 많이 투자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제 (복구와 예방에) 막대한 돈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