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클린턴 당선 대비해 미일 정상회담 내부 검토"
교도통신 "클린턴 진영에 조기 정상회담 의향 내밀히 전달"

일본 정부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에 대비해 미·일 정상회담 성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2월 중순 이후 미국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미·일 관계 소식통과 미국 민주당 관계자들이 밝혔다.

일본 측은 당선되면 빨리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클린턴 진영에 내밀하게 전달했으며 여기에는 클린턴 정권 발족 직후 미·일 동맹 강화를 확인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 관련 현안을 조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교도는 전했다.

이에 관해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일본의 구상이 실현될 경우 아베 총리가 '클린턴 대통령'과 '가장 빨리 회담하는 외국 정상이 될 확률'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9월 유엔 총회 방문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 후보와 뉴욕에서 회담했다.

당시 회담은 클린턴 측의 요청을 아베 총리가 수용해 성사됐으며 양측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일 동맹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은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 법률을 정비하면서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을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중요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교도통신의 보도는 같은 맥락에서 아베 정권의 움직임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정치권에서는 아베 총리가 내년 1월 중의원 해산을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내년 1월 미국 차기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측 외교 일정이 명확하지 않아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을 때 현재 구상대로 회담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