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2일(현지시간) 부정부패 의혹을 받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반정부 시위대 수천 명은 프리토리아에 있는 정부 청사로 행진,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 일부가 수도에 있는 대통령궁까지 접근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 등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남아공의 성직자, 사업가, 원로 정치인도 전날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주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주마 대통령은 남아공의 인도계 유력 재벌가 굽타와 결탁, 사적 이익을 위해 일부 내각 장관과 국영기업 이사장 선임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굽타는 컴퓨터와 미디어, 광산, 에너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남아공 항소법원은 이날 주마 대통령과 굽타와의 유착 내용이 담긴 ‘부패 보고서’ 발표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직전 주마 대통령 측은 보고서 발표를 연기해달라는 신청을 철회했다.

그는 2014년 자신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州) 은칸들라의 사저 개보수에 국고 2억1600만 상당의 남아공 랜드(약 166억원)를 쏟아 부었고 일부 시설은 보안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서 개인 주택 수리비로 사용된 2300만달러(약 270억원)의 공금을 상환하지 않아 헌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