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 올해 수상자로 30대 모로코 출신 여성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5)가 선정됐다.

슬리마니는 2012년 뉴욕에서 도미니카 보모가 자신이 돌보던 어린이 두 명을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Chanson douce'(달콤한 노래)로 공쿠르상을 받았다고 일간지 르몽드 등 현지 언론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슬리마니는 자신의 두 번째 소설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을 탔으며 112년 공쿠르 역사상 7번째 여성 수상자다.

"아기가 죽었다"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미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도 아이를 둔 슬리마니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해주도록 누군가에게 돈을 준다는 소재에 끌렸다"면서 "이때 아주 애매한 관계가 발생하는데 언제나 보모가 아이의 마음에서 내 자리를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하게 된다"고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슬리마니는 수상자로 선정된 뒤 "공쿠르상 후보로 올랐지만, 어젯밤 잠을 잘 잤다"면서 "수상의 영광을 부모님, 특히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1981년 모로코 라바트에서 모로코인 아버지와 프랑스-알제리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1999년 프랑스로 건너와 파리3대학에서 공부했다.

모로코, 프랑스 이중국적인 슬리마니는 프랑스에서 발행되는 아프리카 시사주간지 '죈 아프리크'(Jeune Afrique)에서 2008년부터 일하며 창작 활동을 병행해 왔다.

지난 1903년 제정된 공쿠르상의 상금은 10유로(약 1만3천원)에 불과하지만, 이 상을 받는 작품은 하루 사이에 베스트셀러가 된다.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도 1978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공쿠르상을 탔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