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결선투표서 우파 강세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도 1차 투표에 이어 '우향우(右向右)' 경향이 이어졌다.

대통령 탄핵 이후 위기가 거듭되고 있는 좌파 진영은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 이어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우파 정당들에 시장 자리를 빼앗겼다.

AFP통신은 이날 57개 도시에서 열린 지방선거 시장 결선 투표에서 지난 2일의 1차 투표때와 마찬가지로 집권 '노동자당의 굴욕'이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관심이 쏠렸던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브라질공화당(PRB) 소속으로 복음주의 대형 교회의 성직자 출신인 마르셀루 크리벨라가 59.4%의 득표율로 40.6%를 얻은 사회주의자유당(PSOL)의 마르셀루 프레이슈를 쉽게 꺾고 당선됐다.

당선된 크리벨라는 과거 쓴 책에서 가톨릭 신자를 악마로 묘사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는 1999년에 쓴 이 책에 힌두교도가 자녀들의 피를 마신다고 적었고 동성애자 역시 사악하다고 표현했다.

아프리카계 종교가 사악한 영혼을 숭배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자신의 억만장자 삼촌이 세운 거대 교회인 '신의 왕국의 보편 교회'의 성직자 출신으로, 높은 범죄율에 신음하는 리우에 법과 질서를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결선투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곳에서만 진항됐다.

전국 5천568개 도시에서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가장 많은 1천28명의 시장 당선자를 냈다.

테메르 연립정권에 참여한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역시 793명의 시장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탄핵으로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속한 좌파 노동자당(PT)은 256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당시 투표에서 상파울루에서는 현직 시장인 노동자당 후보가 우파 PSDB 후보에 압도적인 표차로 패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종교적으로 복음주의 성향을 가진 우파 보수 정당들이 빈곤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으며 꾸준히 전국적으로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노동자당 집권기 시스템적인 부패가 폭로되면서 생긴 혐오감이 영향을 미쳤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의 정치분석가 마우리시우 산토루는 "중도 우파 세력이 지방선거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며 내년 대선을 기대하게 됐다"며 "하지만 그들은 불경기 탈출을 위해 고통스러워서 인기가 없을 수도 있는 경제 개혁을 시작해야 하는 난제를 가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좌절하기 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