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례없는 일"…트럼프 "침묵하는 다수의 복귀"
정치중립 관행 파기 논란 속 코미는 대선판 핵심인물로 부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캠프가 대선을 불과 11일 앞두고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기로 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전쟁에 들어갔다.

클린턴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 유세에서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두고 "대선 직전에 그렇게 정보도 거의 없이 그런 것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완전한 사실을 알 권리가 있으므로 이는 이상할 뿐 아니라 전례 없고 대단히 성가신 일"이라며 "코미 국장은 정보를 전부 공개하고 즉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클린턴이 코미 국장이 의회에 보낸 재수사 결정 서신을 언급하자 유세장에서는 코미 국장을 향한 클린턴 지지자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날 클린턴의 유세 발언을 기점으로 클린턴 캠프가 대선 레이스 막바지에 코미 국장에 맞서는 전면전에 돌입했다고 미 CNN 방송은 분석했다.

클린턴 캠프 인사들도 코미 국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클린턴 유세에 앞서 클린턴 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은 코미 국장이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법무부의 오랜 관행"이라며 "(재수사 결정은) 클린턴과 유권자들에게 불공평한 일"라고 FBI가 정치 영역에 뛰어들었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측근들은 코미 국장이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 공화당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그의 '정파성'을 의심하고 있다.

FBI 국장은 역사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자리인데,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코미 국장이 남은 대선 기간 중요한 정치적 인물이 될 것으로 CNN은 전망했다.

클린턴 캠프는 FBI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조명해 지지자 일부가 등을 돌리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 민주당 후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계기로 클린턴을 겨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유세에서 "침묵하는 다수가 돌아왔다"며 자신의 대선 승리를 점쳤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범죄 행위는 고의였다"며 "그는 범죄를 감추려고 불법 서버를 설치했으며, 이런 행동은 우리 국가 보안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린턴의 부패는 나라를 좀먹는 행위"라며 "우리는 이미 클린턴가의 드라마를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그동안 줄곧 '대선조작'을 주장해온 트럼프는 같은 날 콜로라도 주 골든 유세에서는 처음으로 대선에서 우편 투표를 시행하는 콜로라도 주 선거 제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그것(우편투표)이 말이 되느냐"며 "투표지를 집계하는 사람들이 그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투표한 투표용지를 무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콜로라도 유권자들은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받아서 기표한 후 이를 다시 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투표소에 내면 된다.

우편투표를 둘러싼 우려에 콜로라도 주 측은 투표 조작은 발생할 수 있지만 극히 드문 일이며,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도록 선거 관련 법과 규칙을 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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