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이달 발표한 인수합병(M&A) 규모가 2489억달러(약 285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종전 기록은 2015년 7월의 2400억달러다.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퀄컴이 27일 네덜란드의 NXP반도체를 39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이동통신사 AT&T는 22일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에 사기로 했다.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고(BAT)는 이미 지분 42.2%를 가진 미국 2위 담배회사 레이놀즈아메리칸의 나머지 지분을 470억달러에 매입해 인수합병하겠다고 밝혔다.

WSJ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M&A 거래는 주춤하기 마련”이라며 “이같은 거래 폭증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현재의 반(反)독점 규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배러노프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M&A 부문 대표는 “반독점 정책에 변함이 없다면 굳이 M&A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