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지지자들 트럼프 '대선조작' 주장 동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 상당수도 트럼프의 '대선조작'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 이후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GfK가 지난 20∼24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천546명을 여론조사한 결과 트럼프 지지자의 64%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개표 정확성을 심각하게 의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의 69%는 트럼프가 이기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클린턴이 지면 결과 수용이 어려울 것 같다는 지지자는 30%에 그쳤다.

모든 투표 예상자를 통틀어 트럼프나 클린턴이 이기면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77%, 70%였다.

선거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일부 트럼프 지지자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이 좌절되면 미국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올해 초 공화당 경선에서 정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가 깜짝 성공을 거두자 지지자들 분위기는 흥분과 즐거움으로 가득으나 최근 트럼프 지지자들은 몹시 초조해 하면서 걱정과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콜로라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지에서 트럼프 유세에 참여한 지지자 50명 이상을 인터뷰해 이러한 분위기를 전했다.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의 콜센터 직원 재러드 홀브룩(25)은 "도둑맞은 선거에서 트럼프가 지면 또 다른 '혁명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국회 앞을 행진하고 클린턴을 쫓아내기 위해 뭐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스콘신 주 콜먼의 퇴직 교사 로저 필라스(75)도 "내가 그러지는 않겠지만 나라에 폭동이 일어날까 두렵다"며 "클린턴은 함께 하면 더 강하다고 외치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유세장에는 클린턴의 우세를 점치는 여론조사가 침묵하는 다수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으며, 결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할 것이라는 트럼프 주장을 되풀이하는 지지자도 많았다.

플로리다 주 잭슨빌의 빌 스텔링(44)은 "동네를 돌아보면 트럼프 지지 피켓과 힐러리 피켓이 각각 얼마나 붙어있는지 보이는데, 선거가 팽팽한 접전도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들(클린턴)이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조작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