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사 "구글 접촉 없었다"…구글도 "한국 출시일정 미정"

단종된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 최신 스마트폰 중 하나로 구글 '픽셀폰'이 꼽히지만, 올해 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직접 설계한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과 '픽셀XL'을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독일, 인도 등에서 차례로 출시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대부분 모델이 품귀 현상을 보일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매체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픽셀폰은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7.1 운영체제, 4GB 램, 1천23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저장 용량은 32GB와 128GB 두 종류다.

특히 대화면 모델인 픽셀XL(화면 크기 5.5인치)은 이달 초 공개 당시부터 갤럭시노트7(화면 크기 5.7인치)의 대항마로 지목돼 왔다.

상당수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교체할 스마트폰을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어 픽셀폰이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 시한인 올해 말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픽셀폰의 연내 국내 출시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가 제조한 구글 넥서스5X 출시 전에는 LG전자와 이통사의 사전 협의가 이뤄졌다"며 "픽셀폰은 구글 본사가 직접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또 구글 관계자는 "한국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픽셀폰의 국내 출시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여기 탑재된 핵심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로, 지금은 픽셀폰에서만 쓸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자연어 처리가 고도화돼야 하는데, 한국어의 인식·처리의 정확도는 아직 영어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충분히 발전하기 전까지 국내 출시가 미뤄질 수 있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지금까지 픽셀폰이 출시된 나라는 독일을 제외하면 모두 영어권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외국어 버전을 준비하는 데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픽셀폰이 현재까지 주로 영어권에만 출시된 것으로 미뤄 연내 국내 출시는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