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합왕국 일원인 스코틀랜드의 니콜라 스터전 수반은 24일(현지시간) 런던의 영국 총리실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스코틀랜드가 '하드 브렉시트' 절벽으로 내몰리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가 지금 하는 것에 블러핑(엄포)이나 게임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에서 떠나는 것을 뜻한다.

스터전은 브렉시트 협상안에 관해 "아무런 정보나 세부내용을 듣지 못했다"면서 다만 "따뜻한 말들을 들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협상에서 얻는 게 (EU 단일시장) 문이 닫히는 것이라면 스코틀랜드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메이 총리와 스터전 이외 북아일랜드와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인 알린 포스터와 카륀 존스도 참여했다.

포스터 수반도 회동이 끝난 뒤 "우리가 협상 과정의 중심부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은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단일화된 협상안이 "전체적으로 영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방송 BBC는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자치의회의 결정권을 확대해달라는 스터전과 알린의 요구에 메이 총리가 매우 강경하게 '노'(No) 했다고 전했다.

메이는 협상안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면서 "연합왕국에 따로 적용되는 분리된 협상 타결안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BBC는 스코틀랜드가 제2의 독립 주민투표를 들고나온 이후 메이 총리가 만약 협상을 잘못하면 브렉시트를 이끈 총리뿐만 아니라 연합왕국을 해체한 총리가 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일단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대표들이 참여해 협상안을 논의하는 포럼을 주재하도록 했다.

하지만 스터전과 존스 수반은 협상안이 합의되기 이전에 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내년 3월 말 이전에 50조를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지난주 제2의 독립 주민투표 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안은 투표일을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터전은 스코틀랜드가 EU 단일시장을 떠나게 되는 상황을 조건으로 삼았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62%가 EU 잔류를 지지했다.

다만 법안은 주민투표가 중앙 정부의 동의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시해 실제 주민투표가 치러질지는 불투명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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