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문대학원(MBA)의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늘어나는 등록금 부담과 대체 가능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MBA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경영대학입학위원회(GMAC)에 따르면 올해 절반에 이르는 미국 MBA에서 지원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MBA 인허가 기관인 ACBSP가 828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 10년 안에 MBA를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MBA 졸업자의 평균 연봉은 5만7500달러(약 6500만원)에 불과하다. 미국 정상급 MBA 1년 등록금 수준이다. 기업들은 오랜 불황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최상위권 MBA가 아니면 등록금을 선뜻 지원하지 않고 있다. 해외 석학들의 온라인 강의인 무크(MOOC) 등 MBA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의 인기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학력자가 창업에 몰리면서 MBA가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FT는 “MBA에서 재무제표 등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지만 이를 배우는 데 2년을 보내는 것보다 창업을 통해 경험과 인맥을 쌓는 게 낫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들은 여러 방법으로 활로를 뚫고 있다. 유럽 소재 MBA는 대부분 1년 과정을 개설하고 등록금도 크게 낮췄다.

GMAC에 따르면 1년 MBA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의 4분의 3에서 지원자 수가 늘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MIP는 1년 과정 지원자가 60% 증가했다. MBA끼리 합병해 비용을 줄이거나 공대와의 교류를 강화해 창업에 특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