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향하는 러 항모 전단에 영국 구축함들 그림자 추적

영국 해군이 자국 영해 인근을 항해하는 러시아 항공모함 전단을 그림자처럼 추적하면서 양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해군의 '던컨' 호와 '리치먼드' 호 등 구축함 2척이 20일(현지시간) 북해와 영국 해협을 지나는 러시아 항모 전단을 추적했다.

러시아 항모 전단은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호와 2만5천t급 핵추진 순양함 '표트르 벨리키', 7천500t급 대잠함 2척,지원함 등으로 구성됐다 러시아 항모 전단은 지난 15일 자국 북부 무르만스크의 주둔 기지를 출발해 이날 오후 1시 현재 영국 에든버러에서 160km 가량 떨어진 북해 중간을 항해했다.

목적지는 시리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모에는 미그(MiG)-29KR, MiG-29KUBR, 수호이(Su)-33 등의 전투기와 카모프(Ka)-52 공격용 헬기 등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모 전단에는 크루즈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함정도 두 척이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군함들이 우리 수역 인근에 머무는 동안 모든 이동 상황을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고위 외교관은 전날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함정들을 전개했다고 분석했다.

이 관리는 러시아 항모 전단이 시리아 알레포 공습에 필요한 함재기들을 운송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북해함대의 모든 함정과 발틱함대의 상당 전력을 파견했으며 이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수상함 전개"라고 지적했다.

그는 "2주 뒤면 알레포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 증가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알레포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항모 전단은 현재 시리아 인근 지중해 동부에 배치된 러시아 해군 지중해 분함대에 합류해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 작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BBC는 항모 전단 전개는 시리아에 대한 전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든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시위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양국 해군 간 긴장은 EU 정상들이 브뤼셀에서 시리아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는 가운데 나왔다.

(모스크바 런던연합뉴스) 유철종 황정우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