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권력을 상징하는 월가가 자신감을 되찾았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6개 대형 은행의 3분기 실적이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모건스탠리는 19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16억달러(주당 81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89억달러로 15% 증가하면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전날 골드만삭스도 3분기 순익이 21억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58%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도 4.88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3.74달러를 웃돌았다. 매출도 8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트레이딩 부문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37억달러로 17% 늘었다. 이로 인해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11.2%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에 진입했다. 모간스탠리의 트레이딩 매출도 61% 불어난 14.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씨티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씨티그룹은 3분기 순이익이 38.4억달러, 주당 1.24달러로 1년전에 비해 11% 감소했지만 전문가 예상치 1.15달러는 가볍게 넘었다. JP모건도 3분기 62.9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7.6% 줄었지만 주당순이익은 1.53달러로 예상치 1.39달러를 상회했다. BoA도 3분기 순이익이 7.3% 늘어난 49.6억달러를 기록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심지어 ‘유령계좌’ 논란을 빚은 웰스파고까지 예상치를 뛰어넘는 ‘숫자’를 내놨다. 웰스파고의 3분기 순익은 56.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비 2.6% 감소했지만 주당 순이익이 1.03달러로 예상치(1.01달러)를 넘어섰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이날 CNBC에 나와 “금융시장이 저성장 환경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전반적인 기업 실적에 대해 “거의 대부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