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호감도·호소력 있는 연설로 대선전 '최강 무기'로 부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남편을 뛰어넘는 인기로 이번 대선전에서 유력 '킹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미 NBC뉴스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13일 등록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미셸 여사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전체의 59%였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25%에 불과했다.

이는 임기 말에도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를 능가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호의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51%였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39%로 부인보다 높았다.

미셸 여사의 인기는 역대 최고 '비호감' 대선후보로 꼽히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트럼프는 응답자의 29%, 클린턴은 40%만이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39%에 그쳤다.

미셸 여사는 공화당 일인자 폴 라이언 연방하원 의장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도 각각 30%포인트 차로 눌렀다.

지난달부터 클린턴을 위한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미셸 여사는 매번 호소력 있는 연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때문에 '클린턴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평가를 받으며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셸 여사는 유세에서 "투표하지 않으면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며 클린턴을 탐탁지 않아 하는 민주당 지지자와 트럼프를 반대하는 유권자들에게 기권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 13일에는 트럼프를 둘러싼 각종 여성 비하 및 성추행 논란에 대해 "내 '뼛속까지 충격'(shaken me to my core)을 줬다"며 직격탄을 날리는 등 잇따라 트럼프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미셸 여사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공격하지 않은 소수 유명인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미셸 여사는 빈곤층 여학생 교육 지원 캠페인인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 아동 비만 방지 캠페인 '렛츠 무브(Let's Move)'와 같은 적극적인 자선활동으로도 찬사를 받고 있다.

NYT 스타일 매거진은 17일(현지시간) '퍼스트레이디에게, 사랑을 담아'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유명 인사 4명이 "미국 역사의 방향을 조용하고, 대담하게 바꾸는 데 지난 8년을 보낸" 미셸 여사에게 보내는 '감사 메시지'를 소개했다.

스타이넘은 미셸 여사가 "남편의 해설자이자 옹호자는 물론 비판자로서 그녀의 남편을 좀 더 인간적이고 유능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며 "그리고 아버지가 부모로서 동등한 역할을 하도록 주장함으로써 최고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스타이넘은 "나는 그처럼 균형 잡히고 동등한 자녀 양육과 사랑, 존중, 상호성, 기쁨이 깃든 동반자 관계를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민주적 가족, 인종과 성별의 구분 없는 사회를 가질 때까지는 민주주의를 얻지 못할 것이다.

미셸 오바마는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