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인사 4명 포함…현직 각료 참배는 아직 없어

일본 국회의원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18일 단체로 참배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둘째 날인 이날 오전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일본 여야 중·참의원이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집단으로 참배했다.

이 모임은 단체로 참배한 의원이 85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매년 패전일(8월 15일)과 봄·가을 제사에 야스쿠니신사를 단체로 참배했으며, 작년 가을 제사 때는 71명이 집단 참배했다.

18일 집단참배에는 집권 자민당 소속으로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선대위원장,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전 후생노동상, 하세 히로시(馳浩) 전 문부과학상 등이 동참했고 야당은 민진당 소속인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전 국토교통상,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대표 등이 함께했다.

일본 정부 인사로는 미즈오치 도시에이(水落敏榮) 문부과학 부(副)대신, 무타이 ?스케 (務台俊介) 내각부 정무관 등 차관급 4명이 참배했다.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의 일종인 '마사카키'(眞신<木+神>)를 야스쿠니신사에 봉납했으며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도 마사카키를 보냈다.

현직 각료의 참배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참배 이력이 있거나 참배에 의욕을 보이던 일부 인사 중 이번에는 참배하지 않을 뜻을 밝힌 이들이 있다.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 농림수산상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안타깝지만 참배하러 갈 수 없다"며 마사카키를 봉납했다고 밝히고서 한국이나 중국의 반응을 고려한 선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패전일을 며칠 앞두고 참배한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은 "너무 북적북적하게 할 일이 아니다"며 이번 집단참배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제사는 20일까지다.

야스쿠니신사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에 따라 교수형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과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