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투표사기 우려…편파보도 통한 미디어의 선거조작 시도 명백"
공화당 소속 오하이오주 국무장관 "무책임…증명해 보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연일 '선거조작'을 주장하고 있다.

대선을 3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해 불리한 판세를 뒤집으려는 전략인 동시에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투표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는 왜 지금 일어나는 일(선거조작)들을 믿지 않나? 순진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는 모두 힘을 합쳐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또 다른 오바마 정부 4년을 맞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날 트위터에서도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도 이날 오하이오 주(州) 메이슨 유세에서 "미디어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우호적인 편파보도를 통해 선거를 조작하려고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의 어떤 누구도 투표 사기를 용납할 수 없다"며 투표 사기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낸 뒤 선거 당일 지역 투표소의 자원봉사 참관인들이 투표 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펜스는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비판했으나 대선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미국 국민이 11월 8일 막을 내리는 이번 대선에서 분명한 의사를 밝힐 것이다.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선거조작 주장에 대해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트럼프는 스스로 이번 선거에서 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그래서 엉뚱하게 선거 시스템 탓을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루저(패배자)들이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거 시스템은 전혀 조작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쉽고 참여하기가 편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오하이오 주(州) 국무장관 존 허스테드는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그런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내가 오하이오 주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데 선거조작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에게 보장한다.

내가 그 부분을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스테드 장관은 특히 "광범위한 투표 사기가 있다는 주장은 우리의 선거 시스템에 조직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만약 그런 문제가 실제로 있다면 증명해 보라"면서 "트위터에서 그런 선거조작 주장을 하지 마라. (선거조작의 증거가 있다면) 나한테, 그리고 미 전역의 주 국무장관들에게 얘기하면 고칠 것"이라고 충고했다.

오하이오 주는 대표적인 '대선 풍향계'로, 역대로 공화당 후보가 이곳에서 지고도 대선을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트럼프 지지자인 스티브 킹(공화·아이오와) 연방 하원의원도 이날 CNN방송의 '뉴데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바꾸는 것은 일부 주의 일부 표(조작)만으로도 가능하다.

(트럼프의 주장이) 완전히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라디오 쇼 '이머스 인 더 모닝' 인터뷰에서 선거조작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합법적으로 조작됐는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하면서 "다만 트럼프의 말에는 의식적인 것이든 의식적이지 않은 것이든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소위 기득권층, 그것이 부유층이든 미디어든, 정치지도자든 그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떨고 있으며 그래서 (트럼프의 승리를 막으려고)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