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우주 프로젝트, 상시화 단계 진입"
우주정거장, 달·화성 탐사 등 우주굴기 가속

중국이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신흥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또 한 번 과시했다.

특히 선저우 11호는 독자적 우주정거장 구축의 핵심 임무를 맡고 있어 '우주에서 우뚝 선다'는 의미의 '우주굴기'(堀起) 측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의미도 지닌다.

선저우 11호를 탑재한 로켓 창정(長征) 2호 FY11은 17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에서 화염을 뿜으며 우주공간으로 힘차게 발사됐다.

중국이 발사 19분 만에 선저우 11호의 발사 성공을 선포한 것도 자국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도 곧바로 축전을 보낼 중국은 이미 성공할 것이란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도 일제히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선저우 11호의 발사 성공에 큰 의미를 뒀다.

중국 유인우주프로젝트 부총지휘 겸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 부부장 장위린(張育林)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선저우 11호의 발사는 중국 유인 우주프로젝트가 실험단계를 마무리하고 우주정거장에서의 상시화된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1992년부터 선저우 시리즈로 명명된 유인우주선 발사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중국은 2003년 발사된 선저우 5호를 통해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를 배출하고 2008년 선저우 7호 우주인들이 우주유영에도 성공했지만 그동안 30일이란 장기 체류 실험은 진행한 적이 없었다.

선저우 11호가 지난달 중순 발사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도킹해 중국 우주인으로서는 최장인 30일간 우주공간에서 체류하는 실험에 성공한다면 2022년까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최종 마무리하는 프로젝트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각종 기록을 세우며 우주공간에서 자산을 선점하려는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 왔다.

중국은 자국의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1호를 2011년 9월 29일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2012년과 201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 10호의 톈궁-1호 도킹에 잇따라 성공했다.

중국은 2013년 12월 세계에서 3번째로 달 탐사선 창어(嫦娥) 3호를 달에 착륙시킨 데 이어 2014년 11월에는 달 탐사위성의 지구귀환 실험에도 성공했다.

중국의 달 탐사로봇 '옥토끼'(玉兎·중국명 '위투')는 972일이란 세계 최장의 달 탐사기록까지 세웠다.

이런 성과의 뒤에는 60년 이상 꾸준히 진행된 중국의 우주탐험과 개발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1957년 10월 발사된 직후부터 중국은 우주선에 대한 연구에 착수, 60년 이상 우주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에 성공해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된 뒤 1990년대 들어서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그 결과 1999년 11월 첫 우주선 선저우(神舟) 1호를 신호탄으로 2001년 1월 2호, 2002년 3월과 12월에 3·4호를 각각 발사한 뒤에는 2003년 10월 15일 역사적인 첫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5호를 통해 중국의 우주영웅 양리웨이를 탄생시켰다.

중국은 앞으로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각종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은 선저우 11호에 이어 내년에는 톈저우(天舟) 1호 화물선을 쏘아 올려 톈궁 2호와 연결한 뒤 각종 실험을 지원하게 된다.

2018년을 전후해 우주정거장을 구성하는 핵심 부분인 톈허(天和)-1호 비행선을 우주로 발사해 우주정거장 골격을 완성함으로써 이르면 2020년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중국의 우주정거장은 약 2년여의 시험기를 거쳐 2022년부터 전면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까지만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2024년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에는 미국과 러시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5일에는 자체기술로 제작한 세계최대의 전파망원경 '톈옌'(天眼·하늘의 눈)을 5년여 공정을 거쳐 정식 가동했으며 다음 달에는 세계 최초의 'X-선 펄서 항행위성'(XPNAV-1) 발사에도 나선다.

이밖에 중국은 앞으로 우주정거장 구축과 함께 달과 화성 탐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 탐사를 추진하기 위해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오는 2018년 발사할 계획이며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 7월에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우주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우주공간의 자산을 선점하는 동시에 우주과학 기술을 군사와 안보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