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트럼프 지지자 "힐러리 집권시 쿠데타…유혈사태 있을 것"
부통령후보 마이크 펜스는 "대선결과 전적으로 수용" 입장차

미국 대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1년 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직격탄을 맞고 최대 위기에 처한 트럼프가 연일 '선거조작'을 주장하면서 이에 동조하는 지지자들도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지자들은 쿠데타에 심지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선거 패배 시 불복종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온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에서 "'사기꾼'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거짓되고 근거도 없는 주장, 노골적인 거짓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과거 성추행 의혹을 앞다퉈 보도하는 언론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트럼프는 또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로) 기소돼 감옥에 갔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기소는커녕 현재 이 조작된 선거판에서 대선후보로 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일에도 트위터에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선거조작 주장에 동조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CNN의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 검찰로 일하던 시절 시카고 선거에서 720명의 '망자(亡者) 투표' 적발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도심 지역에서 망자 투표를 활용한 조작으로 승리를 훔쳐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필라델피아와 시카고에서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를 기대하느냐"며 "그렇다고 말하면 나는 멍청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이처럼 끊임없이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그의 성난 지지자들은 극단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5일 미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로 도급업자인 댄 보우맨(50)은 최근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 유세에서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그녀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우리는 혁명을 일으켜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면서 "엄청난 유혈사태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강했다.

직업이 목수인 스티브 웹(61)은 소수계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그는 보스턴 글로브에 "'투표구를 잘 감시하라'라는 트럼프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다"면서 "소위 '인종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멕시코인, 시리아인들을 감시할 것이다.

그들 뒤에 바짝 붙어서 그들이 어떤 책임을 물릴 만한 일(불법행위)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면서도 트럼프와 자신은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은 트럼프와 펜스가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