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네바다 대학서 '국제분쟁·대통령 자격' 등 6개 주제 놓고 최후 격돌
트럼프 '선거 조작' 주장 둘러싼 '추잡한 싸움' 재연 전망

종반으로 접어든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마지막 3차 TV토론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린다.

1, 2차 토론의 패배와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으로 패색이 짙어진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이다.

폭스뉴스의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이날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부터 90분간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3차 토론은 '국제 이슈'를 놓고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간 격돌을 펼친다.

월러스는 부채와 사회보장 수급, 이민, 경제, 대법원, 외국 분쟁지대, 대통령 적합도 등 6개 주제를 내걸었다.

한 주제를 놓고 15분씩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후보 상호 간 토론을 펼치는 방식이다.

특히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두 후보의 해법이 나올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3차 토론일은 대선을 꼭 20일 남긴 날이다.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로서는 3차 토론이 막판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대이다.

반대로 클린턴으로서는 승기를 굳힐 큰 기회다.

'국제 이슈'가 토론의 큰 타이틀이지만 트럼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폭행'을 도마 위에 올렸던 2차 TV토론에 이어 거듭 토론을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갈 태세다.

이미 '선거 조작' 주장을 제기하며 싸움을 예고했다.

그는 15일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거짓되고 근거도 없는 주장, 노골적인 거짓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로) 기소돼 감옥에 갔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기소는커녕 현재 이 조작된 선거판에서 대선후보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16일에도 트위터에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에서도 그렇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비롯해 지지자들은 연일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클린턴은 몸조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잇단 '성 추문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날을 세우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트럼프를 향한 격노에도 클린턴이 과거 문제로 입을 다물었다'는 기사를 실었다.

남편 빌 클린턴의 성 추문 과거 이력에서 클린턴이 자유로울 수 없어서 소극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가 하면 금융계나 자유무역에 훨씬 친화적인 발언이 포함된 자신의 과거 월스트리트 고액강연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된 것에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클린턴은 3차 토론에서 자신의 전공인 외교에 대한 식견을 펼쳐 보임으로써 승부를 완전히 결정짓는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세는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클린턴의 꾸준한 우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공개된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8%, 트럼프가 37%로 11%포인트 차이가 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도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7%, 트럼프가 43%로 차이는 4%포인트였다.

WP는 "이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가 '테플론'(음식이 눌어붙지 않는 테플론 프라이팬처럼 악재에 좀처럼 타격을 입지 않는 트럼프의 비유)이라는 개념을 지지해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3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클린턴보다 트럼프에 훨씬 비판적이어서 트럼프가 훨씬 불리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