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열고 6조원대 무기 구매에 합의하는 등 국방·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인도 고아주(州)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별도 양자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군사 소프트웨어 개발과 우주 탐사, 철도 개량 작업 등 분야에서 모두 16개 협력 협정을 맺었다.

양국은 우선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 구매 협정에 서명했다. 인도는 50억달러(약 5조6700억원) 규모로 5개 포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10억달러를 투입해 러시아 항공기 제조업체 카모프의 Ka-226T 헬기 200대를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러시아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 쿠단쿨람에 원자력발전소 3호기와 4호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이미 1998년부터 이 지역 원전 건설에 참여해 1, 2호기를 완공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인도의 오랜 친구”라며 “오랜 친구 한 명이 새 친구 두 명보다 낫다”는 러시아 격언을 인용해 친밀감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가 국내 무기 제조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의 합작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인도 제2의 정유회사 에사르오일을 1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로스네프트가 지분 49%, 러시아 투자회사 유나이티드캐피털 파트너스와 네덜란드 트라피구라그룹이 나머지 49% 지분을 갖는다. 이번 거래는 인도에서 이뤄진 외국인 직접투자(FDI)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