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대법원장 내정자가 최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특수한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규정해 양안 간 긴장이 심화할지 주목된다.

16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쉬쭝리(許宗力) 사법원장(대법원장 격) 내정자는 최근 입법원(국회 격)의 인준 청문회에서 양안 관계가 구 동독, 서독 관계와 비슷한 '특수한 국가 대 국가' 관계라고 밝혔다.

쉬 내정자는 대만과 중국을 대만지구와 대륙지구로 표시한 헌법 조항과 관련, "지구는 정치적 선언이며 법률적 효력이 있는 지방 단위가 아니다"라며 각 지구가 장이나 의회를 선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쉬 내정자는 2천300만 대만인이 자체 국회의원과 총통을 선출하고 있다며 이들이 중국 대륙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중화민국의 주권이 양안에 미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쉬 내정자의 주장은 양안 관계를 '특수한 국가 대 국가 관계'라고 정의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정부의 '양국론'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1999년 리 전 총통 정부가 양국론을 내놓자 쌍방 반관반민 교류창구의 교류를 9년간이나 중단한 적 있다.

중국은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며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쉬 내정자가 취임 후 헌법 개정을 통한 대만의 공식적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쉬 내정자는 1996년 중화민국이 실제로나 법률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을 포함해 다른 모든 국가로부터 독립돼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한 적 있다.

니융제(倪永傑) 중국 상하이 대만연구소 부소장은 쉬 내정자의 발언이 법상 대만 독립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만의 대(對)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쉬 내정자가 개인의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