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괴하려 클린턴과 언론·은행 공모" 주장에 '반유대주의' 논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잇따라 제기된 그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자신을 짓밟으려는 지구적 음모라고 주장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주 웨스트팜비치 유세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정치, 언론 기득권층이 만든 "미국인에 맞선 음모"라며 언론은 "당신의 일과 가정, 명성을 파괴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조직이 이 권력구조의 중심에 있다"며 "그들의 지배에 도전하는 자는 누구든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외국인 혐오자,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클린턴은 세계 유력 금융기관, 특수 관계에 있는 친구와 기부자들을 부유하게 하려고 국제 은행들과 비밀리에 만나 미국 주권 파괴를 모의했다"며 "우리는 이 사실을 위키리크스 폭로 문서에서 직접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돈을 빼앗고 나라의 부를 약탈해 그 돈을 소수의 거대 기업과 정치 단체 주머니로 넣은 경제적 결정은 이런 권력구조 탓"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은 전통적으로 반유대주의자들이 유대인들에 대한 편견을 담아 사용한 언어와 비슷하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오랫동안 반유대주의자들은 유대인들이 권력과 부를 축적하려고 언론과 은행 등을 통제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대인 차별철폐운동 단체 ADL(Anti-Defamation League)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성명에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트럼프는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을 차별하는 데 쓰였고 지금도 파문을 일으키는 반유대주의 사상을 환기했다"고 말했다.

그린블랫 대표는 "트럼프는 백인이 이끄는 미국을 파괴하려고 언론, 정부, 은행을 통제하는 유대인 엘리트 집단이 있으며, 클린턴의 기부자 대부분이 유대인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로 트럼프가 과거 여성을 더듬고 강제로 키스하는 등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는 이러한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하며 소송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