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1~3단계는 현행법대로…완전자율주행 4단계 대비 새 법규 준비

일본 손해보험사들이 추돌사고 등을 막아주는 '자동브레이크'가 탑재된 자동차의 보험료를 이르면 2018년부터 평균 10% 정도 할인해줄 전망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자동브레이크 차량의 사고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할인제도를 도입해 자동브레이크 탑재차량이 더욱 늘게 되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자동운전(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브레이크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으로 전방 차량이나 장애물을 인식해 추돌이나 충돌을 막아준다.

이 기능이 적용된 차량은 일본에서 '선진안전자동차'(ASV·Advanced Safety Vehicle)라고 불린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2010년께부터 자동브레이크 적용을 본격화했으며, 저렴한 시스템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지금은 값이 싼 경차에도 탑재하고 있다.

일본 손해보험사들이 회원인 손해보험료율 산출기구가 자동차회사들의 기구인 일본자동차공업회의 협력을 얻어 분석한 사고나 보험금 지불 상황을 토대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분석 결과 자동브레이크 차량은 사고 빈도가 낮고 중대사고도 적은 것으로 나타나 할인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한다.

손해보험사별로 향후 구체적인 할인 방법을 마련한다.

일본에서 차종과 사고·도난 빈도 등에 따라 9단계로 나뉜 일반 승용차 보험료는 연평균 7만5천엔(약 80만원)인데, 자동브레이크 차량은 10%인 8만원 안팎이 할인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 손보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도난방지 장치를 탑재한 차량이 늘어나면서 도난사고 예방 효과가 입증되자 이 기능이 있는 차량에 보험료 할인을 적용한 바 있다.

이번에 자동브레이크 차량 보험료 할인 도입을 계기로 전반적인 자동차보험 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일본에서 현재는 차종별 구분이 없는 경차의 보험료도 다시 산정될 전망이다.

새로 마련될 경차 보험료는 당초에는 5단계로 나누는 안이 있었지만 사용자에 대한 영향이 크다면서 3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경차 보험료는 현재 연평균 5만5천엔(약 59만3천원)이다.

이것이 3단계로 변하면 보험료가 높은 차종은 5천엔 정도 오르고, 싼 차종은 반대로 5천엔 정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브레이크가 탑재되는 것은 자율주행차 4개 단계 가운데 1단계(레벨1)이다.

1단계는 핸들과 브레이크, 가속기 등 3개 가운데 한 개가 자동화된 것이고 2단계는 3개 중 2개가 자동화된 차량이다.

3단계는 전체 조작을 자동시스템이 맡지만 긴급 시 운전자가 대응하는 제한적 자율주행이며 완전자율주행인 4단계는 인공지능(AI)이 주행을 담당한다.

자동브레이크 탑재차량은 1단계(레벨1)다.

일본 손해보험회사들은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진전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1~3단계까지는 현행법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할 예정이다.

3단계는 대부분 자율주행이 적용되지만 긴급 시 사람이 개입하기 때문에 현행법을 적용한다.

다만 4단계의 경우 주행에 사람이 갖는 권한이 전혀 없어 책임 주체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법규가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