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합의 실패시 유가 43달러로 하락"…"합의해도 효력은 반년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산유량이 또다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감산 합의 기대가 흐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석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의 9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16만 배럴(bpd) 늘어난 3천364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라크의 생산량이 역대 최대에 이르렀고 내전으로 몸살을 앓던 리비아도 원유 수출용 항만을 다시 연 것이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증산으로 비회원국 산유량은 하루 평균 50만 배럴 가까이 늘었다.

전 세계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60만 배럴 늘어난 9천72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처럼 산유국들의 생산 경쟁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이 가까스로 합의한 산유량 감산 논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OPEC의 9월 생산량이 알제리 비공식회의에서 합의한 산유량 상한선인 3천300만 배럴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리비아, 나이지리아, 이란 등 회원국은 감산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이들 3개국의 9월 증산량이 12만 배럴로 전체 OPEC 산유량 증가분의 75%를 차지했다.

이란은 서방제재를 받기 전 수준의 산유량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하고 있고, 나이지리아는 송유관을 수리한 이후에 산유량을 하루 평균 20만 배럴 증산할 계획이다.

리비아 정부 관계자는 항만 재개항으로 8월 기준 하루 30만 배럴에 불과한 산유량이 70만 배럴까지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카타르,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 2월에도 산유량 동결에 원론적으로 합의했지만, 4월 카타르 도하 회의에서 합의가 무산됐다.

이번에도 11월 오스트리아 빈 정례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에서 에너지 담당 보좌관을 맡았던 밥 맥널리는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OPEC은 자신들이 (산유량 제한) 시행에 나설 것이라고 믿게 하는 데 성공해왔다"며 "이들은 지난 2월에 산유량 동결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실제로는 산유량을 하루 90만 배럴 가까이 늘렸다"고 설명했다.

OPEC이 11월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는 추락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합의 실패 시 유가가 배럴당 43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OPEC 회원국들이 성공적인 합의 끝에 실제로 감산에 나서더라도 합의안의 효력은 고작 6개월에 그칠 전망이다.

무함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지배적인 의견은 6개월간 합의안을 실시하고 이를 재검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