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프랑스 파리에 마약 중독자를 위한 첫 합법 마약 주사실이 문을 열었다.

마약 중독자들의 마약 과다 투약과 불결한 주삿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질병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오히려 마약 사용만 부추길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크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파리 북역 인근 라리부아지에르 병원 내에 마약 주사실을 설치하고 이날 개소식을 열었다.

400㎡ 크기인 이 마약 주사실에는 마약 투약, 휴식, 상담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마약 중독자들이 헤로인, 모르핀 등 마약을 주사실에 가져오면 마약 치료 상담사들이 소독된 주사기를 제공해준다.

이곳에서는 마약 소지와 투약이 처벌받지 않는다.

마약 주사실은 휴일 없이 매일 7시간씩 문을 연다.

하루 약 200명이 마약 주사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약 주사실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가들이 마약 상담을 하며 재활을 돕는다.

파리시는 애초 마약 주사실을 시내 다른 곳에 설치하려 했으나 동네가 위험해지고 마약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민의 반대로 결국 라리부아지에르 병원으로 결정됐다.

주사실 인근 주민들은 집 베란다에 '마약 주사실 반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설치에 반대했다.

프랑스에 앞서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호주 등 9개국이 이미 마약 주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호주에서는 마약 주사실 설치로 마약 중독자의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프랑스는 파리에 이어 다음 달 스트라스부르에 두 번째 마약 주사실을 열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