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가 아시아태평양 각지로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왔다.

11일 AP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서태평양 지역 연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아태 지역에서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역내에서 새로운 대량발병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한 수십 년의 노력에서 드러났듯이 모기 퇴치를 위한 명쾌한 해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행히도 과학자들은 많은 중요한 질문들의 답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아일란 WHO 보건위기 국장은 "2007년 이후 서태평양 27개국 중 19곳에서 지카 감염자가 발생했다"면서 "서태평양 연안은 남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은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대량감염 사태가 벌어진 싱가포르에서는 현재까지 약 400여 명이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타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각각 2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신생아 소두증 사례 2건이 확인되기도 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이외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사례가 나온 것은 태국이 처음이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