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벵트 홀름스트룀(67·핀란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10일 기업 경영에서 투명성을 강조했다. 특히 가족 경영에서 투명성이 보장돼야 주주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68·영국)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홀름스트룀 교수는 미국 보스턴 MIT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족 경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발전 단계와 기업의 상황이 다르므로 가족 경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다만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효율적인 경영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창업자나 오너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기업이 최고경영자를 친분에 따라 선발한다든가 오너와 연관된 사람을 뽑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보호주의 때문에 한국 등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한 조언을 구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무대로 나가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의 임원 보수체계와 관련해서는 불만을 드러냈다. 스톡옵션 지급 등 보수의 형태가 복잡하게 변형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데 대해 "물론 너무 기쁘다. 매우 감사한다" 며 "상을 받아 마땅한 학자들이 많은데 내가 받은 것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이어 "아직도 내가 노벨상을 받은 것이 진짜인지 모르겠다"며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표현했다. 또 공동 수상한 하트 교수와 전화통화에서 무슨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축하한다고 했다"고만 답했다.

하트 교수도 이날 하버드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고 "솔직히 말해 내가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전화가 울릴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잘 하고 있다"면서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나라 경영 자격을 갖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 사람은 제정신이고 한 사람은 정신이상" 이라며 "제정신인 사람이 승리하길 바란다"고만 답했다.

흘름스트룀 교수와 하트 교수는 미시경제 분야인 계약이론(contract theory)을 개척한 학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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