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대서양으로 진출…폭우ㆍ정전사태 등 큰 피해 안겨
재산피해만 최대 6조원 추산…플로리다주 복구작업 나서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강타한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수십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슈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가 소멸할 예정이지만, 동남부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매슈는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주 동단 해터라스 곶에서 남동쪽 60마일(96.6㎞) 해상으르 지나 대서양으로 빠져나갔다.

세력이 약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시속 75마일(120.7㎞)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 사태가 발생해 1천여 명이 급류에 휩싸인 주택과 차량 등에서 긴급 구조됐다.

버지니아 주 남쪽 일부 지역에서도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비공식 기록이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의 강수량은 18인치(457.2㎜), 파예트빌 14인치(355.6㎜), 롤리 8인치(203.2㎜)에 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현지 기상 당국은 10일 저녁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하면서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팻 매크로이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태풍의 세력이 약화됐지만, 물의 힘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서 홍수 피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망자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8명, 플로리다 6명, 조지아 3명, 사우스캐롤라이나 2명 등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급류에 휩쓸렸거나 강풍으로 나무에 깔려 숨진 노약자 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종자 수가 적지 않아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전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100만여 명이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내 사업장과 가정 42만3천여 곳에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또 남북 캐롤라이나 주에서는 각각 75만여 명이, 조지아 주에서는 25만여 명이 정전사태를 겪고 있다.

재산 데이터 분석업체인 코어 로직은 매슈에 인한 보험 가입 주택과 상가의 피해액을 40억∼60억 달러(4조4천620억∼6조6천930억 원)로 추정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각각 남긴 손실액 200억 달러(22조3천100억 원), 400억 달러(44조6천200억 원)보다는 못 미친다고 로어 코직은 밝혔다.

매슈는 형성된 이후 7일간 세력을 계속 확대하면서 중심 풍속 177㎞ 이상을 유지하는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부상했다.

실제 매슈가 20∼30마일(32∼48㎞)만 더 본토 쪽으로 진입했으면 엄청난 재앙을 안겼을 것이라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편,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이날 피해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플로리다 주 유명 테마파크인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씨월드는 정비를 마치고 개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