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TV 프로그램 '브레먀' 인터뷰서 밝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현재가 냉전 시대보다 불안정하다며 미국의 타국 내정 간섭이 핵무기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주말 TV 프로그램 '보스크레스노예 브레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냉전 시대보다) 덜 편안하거나 안정적이다"라며 "왜냐하면 양극 체제였을 때는 소련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라는 엄격하지만, 안정적인 대립이 유지됐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했던 냉전 때는 국제질서가 더 명확했다며 베트남과 한국, 모잠비크, 앙골라 등에서의 분쟁과 헝가리나 체코슬로바키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주변부 문제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격렬한 유혈 분쟁이었지만, 그것들은 지역적 분쟁이었을 뿐이며, 소련이나 미국이 직접 개입해 대립하지 않았다"며 "당시 두 국가는 세계 안정의 본질은 무언, 또는 서류나 합의로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플레이어가 둘이 아니라, 5개 공식 핵보유국과 적어도 4개의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늘어났다며 최근의 국제사회 사건들은 핵을 보유하기 위한 관심을 촉발한 것이지, 핵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리비아의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프로그램 포기를 선택한 것과 달리 북한은 핵을 보유했고, 아무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면, 왜 그들이 핵을 가질 권리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미국이 세계 안정에 가한 가장 크고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타스=연합뉴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