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 동맹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폭기가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장례식장을 폭격해 민간인 포함 140명 이상이 숨졌다. 민간인 살상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미국은 사우디와의 동맹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아파인 후티 반군 정권의 보건부는 8일 공습을 사우디 동맹군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최소한 140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 주장 발표가 사실이라면 사우디 동맹군 공습 중 단일 장소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장례식이 열린 곳에서 “작전을 펼친 일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8일 공격을 받은 곳은 후티 반군 내무장관 아버지의 장례식장이었다. 내무장관이 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나 시장은 목숨을 잃었다. 예멘 정세 분석가 하이칼 바파나는 전폭기가 미사일 4발을 장례식장에 발사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예멘에 있는 제이미 맥골드릭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장례식장 공격에 대해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 네드 프라이스는 성명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안보 협력은 백지수표가 아니다”며 “사우디 동맹군에 대한 지원을 즉각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아랍의 봄’ 여파로 인한 민주화 시위로 북예멘 시절부터 34년 동안 예멘을 통치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지난 2012년 퇴진했으나, 지난해 북부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니파인 압둘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몰아내고 수도 사나를 장악했다. 수니파 왕정 국가인 사우디는 지난해 3월부터 수니파 하디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예멘 공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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