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신뢰 문제' vs '트럼프 기질 문제' 대충돌 전망
힐러리는 1차 토론 완승 이후 잡은 승기 굳히기 나설듯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레이스의 또 하나의 승부처인 2차 TV토론이 오는 9일 오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다.

첫 TV토론에서 완패한 뒤 납세회피 의혹과 미스 유니버스 비하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최대 10%까지 뒤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대반격'을 펼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90분간의 2차 토론은 1차와는 달리 사회자는 물론 방청객까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 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회는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 마사 래대츠 기자가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리얼리티 쇼 진행 경험이 있는 트럼프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결국 두 후보 간의 '토론 배틀'은 '신뢰 문제(클린턴) vs 기질 문제(트럼프)'가 격돌하는 팽팽한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언론은 "트럼프에게는 2차 토론이 레이스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6일 뉴햄프셔 주에서 타운홀 미팅을 하며 사실상의 리허설을 했다.

물론 그는 "TV토론 연습이 아니다.

토론과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했지만, 벼랑 끝에 선 트럼프의 절박감이 반영된 이벤트라는 게 미 언론의 설명이다.

트럼프는 1차 토론에서 준비부족으로 클린턴의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이나 월가와의 특수관계, 클린턴재단의 국무부 유착 의혹을 비롯한 '신뢰 문제'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스 유니버스에게 비하 발언을 퍼부은 사실을 클린턴이 공격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토론 직후에는 약 1조 원의 손실을 신고해 연방소득세를 18년이나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연예매체 페이지식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대선을 빌 클린턴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내 정책으로 이기고 싶다"며 "내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일자리, 무역, 불법 이민 종식, 참전 용사에 대한 관심, 군사력 강화다"라고 말했다.

다만 클린턴의 약점인 '건강' 문제를 공격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그는 뉴햄프셔 주 유세에서 "힐러리가 정말 3∼4일간 토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는 토론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쉬고 있다.

나는 미국 국민과 함께한다"며 거듭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클린턴은 2차 TV토론 역시 승리로 이끌어 사실상 승기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다.

그는 토론준비팀과 모처에서 며칠째 두문불출하며 트럼프의 막말 공세를 차단하고 이메일 스캔들과 건강 등 약점에 대해 방어논리를 세우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역대급 비호감' 후보라는 점을 의식해 2차 토론 무대를 '클린턴=보통사람'의 이미지를 심는 자리로 만든다는 게 캠프의 구상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