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비하하고 카스트제 옹호"…가나 외무부 "안전한 곳으로 옮길 것"

인종차별주의자로 지목돼 철거 요청이 이어진 마하트마 간디 동상이 결국 아프리카 가나 대학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나 대학이 1천명 이상이 서명한 청원에 따라 간디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동상은 지난 6월 이 대학 캠퍼스를 찾은 프라나브 무케르지 인도 대통령이 양국 연대의 상징으로 선물한 것이다.

그러나 동상이 세워진 지 약 3개월 만에 교수들을 중심으로 철거를 요청하는 청원이 시작됐다.

인도의 독립을 이끈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간디가 알고 보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자였을 뿐 아니라,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도를 옹호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청원을 요청한 이들은 간디가 젊은 시절 21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면서 남긴 자필 메모를 근거로 들었다.

간디는 남아공 흑인을 '깜둥이(kaffir)'라고 부르는가 하면, 남아공 정부가 인도사람을 '반(半)야만적 원주민'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한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가나 외무부는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동상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디 역시 사람이기에 결점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사람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간디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의 유명 작가 아룬다티 로이는 2014년 간디가 불평등한 카스트제도를 옹호했다며 비판했고, 간디의 손자이자 전기작가인 라즈모한 간디도 할아버지가 '의심의 여지 없이' 흑인에 대해 무지했고 편견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