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균연령 72세…현재 의미에 무게 두는 평화상은 예외

지금까지 발표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의 나이는 평균 72세다.

세 분야의 수상자 7명 중 60대가 2명, 70대가 4명이고 최고령자는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데이비드 사울레스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로 올해 82세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수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56세에 불과했다.

특히 요즘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보통 60대 후반이지만, 당시엔 평균 47세였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과학 분야, 특히 물리학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구스타브 셸스트란드 노벨 박물관 선임 큐레이터는 100년 전에는 물리학자가 1천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이것이 수상자들의 나이가 많아지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셸스트란드는 "노벨상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며 "업적을 세웠다고 곧바로 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과학자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 내지만, 수많은 사람이 같은 연구를 하기 때문에 노벨상 위원회가 그런 높은 수준의 성과를 확인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인구가 늘면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다른 마찬가지인데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급격한 고령화 현상은 다른 분야 수상자들보다 두드러진다.

평화상 수상자의 나이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셸스트란드는 양자 역학 분야의 급성장에 따른 20세기 전반기의 과학 혁명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물리학은 1900년대 중반까지 급속도로 성장해 많은 젊은 물리학자들이 빨리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양자 역학을 창시한 공로로 1932년 물리학상을 받았으며 당시 겨우 31세였다.

이듬해 수상자인 폴 디랙 역시 양자 역학에 대한 공헌으로 31살에 수상자가 됐다.

평화상은 완전히 다른 추세다.

2014년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수상 당시 17세로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다.

셸스트란드는 "평화상 위원회는 현재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며 "평화를 위한 방법이 완전히 성공하는 것을 보려고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