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물가상승률 우려 깊어…"채권매입 반년 더 연장" 전망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유럽 19개국)의 양적완화(QE) 종료와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부양책 지속을 시사하는 내용의 통화정책 결정회의 회의록을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공개된 ECB 9월 통화정책 결정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ECB 위원 25명은 유로존경제가 여전히 통화부양책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ECB 위원들이 통화부양책과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유로존 의 낮은 근원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있다.

ECB 위원 25명은 현재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데 거의 동의했지만, 물가가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의 집계에 따르면 유로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월 기준 0.2%, 9월에는 0.4% 수준이었다.

ECB는 또 1조7천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들일 채권을 찾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ECB가 채권매입 프로그램 구조를 다시 살펴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CB 고위 관계자도 줄줄이 입을 열고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 통화정책을 '초(超) 완화'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도 물가 상승률이 ECB의 목표로 가까워질 때까지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속에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워드 아처 IH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자산 매입이 연장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며 올 12월에 ECB가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6개월 더 연장할 것이라고 점쳤다.

제니퍼 매케온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도 "회의록은 ECB 위원들이 테이퍼링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점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