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 리서치 조사, "중국 미국이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도 대미 호감도는 50%
'미국이 국제질서 위협' 걱정은 일본이 중국보다 높아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가 1년 전 47%에서 올해 55%로 높아진 것으로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5일(현지시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지난 4~5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주변 주요 국가들 가운데 한국에 대해 55%가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반면 일본에 대해선 14%, 인도에 대해선 26%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는 지난 2006년 63%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이 본격화한 가운데서도 지난해 같은 시점 조사에 비해 높게 나왔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일 발표한 아시아 주요 국가 간 호감도 비교 결과에선 일본인과 인도인, 호주인들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27, 30, 55%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에 대한 조사는 퓨리서치의 세계 여론조사의 하나로 4월 6일~5월 8일 티베트, 신장(新疆),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 거주 18세 이상 3천154명을 대상으로 조사원의 직접 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 내 여론조사는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의 여론통제에서 벗어나 일반 중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드문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사이버 간첩 행위,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중국의 대응 등으로 인해 미·중간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인들은 중국에 대한 위협으로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가장 많이(45%) 꼽았다.

절반 이상(52%)이 미국이 중국의 초강대국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미국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도 50%에 이르렀다.

'비호감' 응답은 44%였다.

이는 1년 전 조사 때의 호감도 44%에 비해 호전된 것이다.

대미 호감도는 세대 간 차이가 크다.

18~34세 응답자 중 60%가 미국에 호감을 나타낸 데 반해 50세 이상에선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35%에 머물렀다.

교육 수준에서도 중등교육 이상 이수자는 63%가 미국을 좋게 평가한 데 비해 그 미만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40%만 호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힘과 영향력에 대한 우려는 일본인들(52%)이 중국인들보다 강하며, 유럽연합(EU) 가운데 조사대상 10개국의 평균치는 4명 중 1명꼴로 미국을 위협으로 간주했다고 퓨리서치센터는 비교했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장래에 대한 국제적 위협으로 미국 외에 세계 경제 불안(35%), 기후변화(34%), 러시아와 긴장관계(25%), 외국으로부터 사이버 공격(21%), 이슬람국가(IS), 이라크와 시리아 난민 사태(14%) 순으로 꼽았다.

IS를 위협으로 꼽은 비율은 15%로 상당히 낮았다.

유럽(76%)과 미국(80%)은 물론이고 일본(69%)과 인도(52%)와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IS를 위협으로 보는 비율은 훨씬 높았다.

10년 전보다 중국이 전 세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75%, 세계 경제에 중국이 관련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60%였다.

그러나 외국 영향력에 대항해 중국 삶의 방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77%에 달했고 영유권분쟁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이는 59%, 중국 문제는 중국이 다뤄야 한다는 응답자는 56%로 외세를 경계하는 태도가 엿보였다
중국 국내 걱정거리로 중국인들은 부패 관리(83%. 매우 큰 문제와 어느 정도 큰 문제라는 응답을 합친 것)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 이어 빈부 격차 77%, 범죄 75%, 의약품과 식품 안전 각 74%, 수질 오염 73%, 공기 오염 70%, 공산품 품질과 건강관리 69%, 실업 65%, 교육 64%, 부패 기업인과 노동 여건 각 61% 순으로 들었다.

부패 관리가 매우 큰 문제라는 응답이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하면 5% 포인트 늘어났지만, 무엇보다 의약품 안전이 매우 큰 문제라는 인식이 2008년 9%, 지난해 28%에서 올해 42%로 급등함으로써 의약품 안전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식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인들은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경제성장이 둔화하더라도 대기오염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절반이 찬성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는 의견은 24%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