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소속감 고취"…혼돈 속 젊은층 지지확보 대책

유럽연합(EU)에서 회원국 18세 청년이 최대 한 달 동안 공짜로 유럽 기차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제안이 구체화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머니는 EU에서 18세가 된 회원국 청소년에게 기차로 유럽 전역을 여행할 수 있는 인터레일 패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이번 주중 표결을 통해 시행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제안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젊은층의 EU 소속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비올레타 불크 EU 교통담당 집행위원을 비롯해 독일의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불크 집행위원은 지난 4일 유럽의회(EP)에서 "(제안의) 담대함과 포부를 존중하며, 나아가 이를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작업이 필요한 만큼 EU에 시범 프로그램을 먼저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CNN머니는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유럽 10대들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레일 패스를 소지하면 최대 한 달까지 탑승 횟수 제한 없이 기차로 유럽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방학을 맞은 유럽 청소년이 이 레일 패스의 단골손님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제안 옹호자들은 EU 회원국 청소년에게 대륙 곳곳을 둘러보며 새 친구를 사귈 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EU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유럽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하려면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필수"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모든 젊은이가 사회적 배경이나 교육 수준에 상관없이 유럽의 다양성을 발견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안은 EU의 높은 실업률과 브렉시트 등으로 유럽 전체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나왔다.

게다가 EU는 최악의 난민 사태를 맞은데다 반EU를 주장하는 포퓰리스트 정당까지 등장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다만, 예산 확보는 걸림돌이다.

현재 인터레일패스는 26세 미만에게 479유로(약 6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새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이는 약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한편, EU가 회원국 청년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EU 회원국 대학생은 교환 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제도를 이용해 한 학기나 두 학기 동안 유럽 내 다른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생활비나 여행 경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약간의 장학금까지 지급해 인기가 좋다.

지난 2013∼2014년도 학기에만 27만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