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마삿 학살' 40주년 기념일 강연차 방문

군부가 통치하는 태국이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아이콘 조슈아 웡(黃之鋒·19)의 입국을 불허했다고 현지 언론과 B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은 웡 비서장이 전날 밤 늦게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뒤 당국에 구금됐다며 "태국 정부가 불합리하게 웡의 입국 자유를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웡 비서장을 초청한 태국 학생운동가 넷리윗 초티팟파이산은 "새벽 5시가 되도록 그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태국 군부가 방문과 관련해 중국 정부로부터 협조요청문을 받은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면서 태국 정부는 웡 비서장의 신변 안전과 홍콩으로의 무사 귀환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태국 군부정권은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은 이와 관련해 태국 정부가 웡 비서장을 홍콩으로 되돌려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웡 비서장은 '탐마삿 학살' 40주년을 맞는 6일 태국 최고대학으로 꼽히는 쭐라롱껀대학 정치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탐마삿 학살'이란 1973년 민중봉기로 축출된 타놈 키티카촌 전 총리 복귀 문제 등으로 태국의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왕실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경찰과 군인 등이 학생들을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태국 정부는 당시 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46명이 죽고 167명이 부상했으며 3천 명 이상을 검거했다고 밝혔지만, 생존자들은 사상자 규모가 훨씬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발생 40주년 기념일에 우산 혁명의 주역인 웡 비서장을 초대한 학생들은 그에게서 학생 운동 노하우 등을 전수받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웡 비서장은 2014년 학생 주도의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그는 같은 해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고, 포천이 선정한 2015년 가장 위대한 지도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태국 군부정권은 극심한 정치혼란을 막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정치 집회를 허락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기본권도 제한해왔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