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명 손들자 농담조로 "이 자리에 계속 있게 해야 할까? 그렇게 하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공개 유세장에서 참석자들의 종교를 물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아이오와 주(州) 카운슬 블러프즈 유세에서 자신의 강력한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여기 참석자 가운데 보수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명이 손을 들자 농담조로 "몇 명이 있는데 괜찮다.

저 사람들을 이곳에 계속 있게 해야 할까, 그렇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자문자답했다.

트럼프의 이 발언은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보여 준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는 과정에서 농담조로 한 것이지만, 소수계 종교단체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종교 검증'을 하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이슬람관계 위원회'(CAIR)의 이브라힘 후퍼 대변인은 성명에서 "그동안 종교와 소수계를 공격해 온 트럼프의 전력을 고려할 때 그가 아이오와 유세 도중 비(非)기독교도들을 선별해 지목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미국에 대한 그의 비전은 통합과 수용이 아니라 배제라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비판했다.

짓 히어는 트위터에서 "만약 당신이 무신론자나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불교, 시크교도라면 (트럼프의 발언이) 약간 걱정스러울 것이다.

심지어 진보 기독교도들도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다브 폴락은 "무슨 이런 경우가?"라는 짧은 한마디로 불편하고 우려스러운 심기를 드러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