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아베노믹스 한계"…아베 "노다 정권 때보다 낫다"
아베 연설 중 기립박수 문제에 野항의…자민당 간사장 야유에 "입 다물고 들어"

일본 전·현직 총리가 27일 일본 중의원에서 헌법 개정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자민당에게 정권을 넘기 전에 민주당(현 민진당) 정권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현 민진당 간사장)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 대표질의에서 집권 자민당의 개헌안 철회를 요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노다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전날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개헌 논의를 촉구한 것을 거론하며 "논의할 마음이 있다면 천부인권설을 부인하는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을 철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아베 총리는 이런 지적에 관해 "자민당의 개헌 초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논의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스스로의 생각을 제안해야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맞섰다.

노다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임시 국회의 중점 과제로 꼽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승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공격할 것은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고 지킬 것은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TPP 협상에서 "공격할 것은 공격하고 지킬 것은 지킨다"고 한 아베 총리의 앞선 발언을 비꼬았다.

또 "현재의 협정안에는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베노믹스는 누구의 눈으로 보더라도 한계"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엄중한 교섭 과정에서 국익에 들어맞는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다"며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들의 경제 정책에 의해 국가·지방을 합쳐 세수입은 노다 정권 시대보다 21조 엔 늘었다"고 맞불을 놓았다.

노다 전 총리는 2012년 11월 당수 토론에서 당시 야당 총재였던 아베 총리와 국회의원 정원 감축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가 '정원 감축을 완수한다고 약속하면 해산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아베 총리가 약속하겠다고 이를 수용하자 국회를 해산했다.

이후 실시된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둬 정권이 교체됐다.

이런 배경 탓에 27일 중의원에서 벌어진 전·현직 총리의 설전은 당시를 연상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여야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27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총무회장은 발언 도중 야당 측에서 야유가 쏟아지자 "입 다물고 들어"라고 응수했다.

이에 대해 여야가 대응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날 아베 총리가 연설 도중에 자위대 등에게 경의를 표하자고 제안해 자민당 국회의원이 대거 일어서 박수를 친 것에 대해서 야당은 자민당에 항의했고 자민당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결국에는 이를 인정했다.

여야는 중의원운영위원회 이사회에서 비슷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민당에 요구하기로 했고 자민당 측은 재발 방지 조치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