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자동차·전자제품 관세철폐가 쟁점…비관세장벽도 논란
타결시 유럽시장서 한국 제품 'FTA 선점 효과' 반감 우려도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브뤼셀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어간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협상을 시작한 양측은 올해 연말을 타결 목표 시점으로 정하고 있어 이번 협상 결과가 연내 협상 타결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브뤼셀 EU 본부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EU 지도부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EU·일본 FTA 협상을 연내에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지르키 카타이넨 EU 집행위 부위원장도 지난 20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연말을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애초 지난해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일본의 EU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 요구와 EU의 일본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충돌하면서 그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EU는 치즈, 파스타, 돼지고기, 와인 등 농산품 관세철폐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일본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자동차와 전자제품에 대한 EU 관세의 조기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또 일본의 비관세장벽 철폐와 공공조달시장 개방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쟁점이 되고 있다.

다만, 일본이 지난해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에 역점을 두면서 EU와 협상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으나 지난 2월 TPP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EU와 일본 간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와 일본은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전 세계 교역의 40%에 달하는 양측 간 FTA가 성사되면 상호교역 증대와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EU가 지난 23일 미국과 추진 중인 '범대서양 무역 투자 동반자 협정(TTIP)' 협상과 관련, 내년 1월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내 협상 타결 불가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일본과의 FTA 협상에선 연내 타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 EU·일본 간 FTA가 체결되면 유럽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은 그동안 누려왔던 'FTA 효과'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EU와 일본 간 협상이 주목된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