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명소 '스페인 계단'이 약 1년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치고 22일 공식 재개장했다.

로마 중심가 스페인 광장과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을 잇는 스페인 계단은 1723∼1725년 건설된 계단으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주연 배우 오드리 헵번이 이곳을 배경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으로도 유명해졌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재개장 행사에서 보수 작업을 지원한 명품 업체 불가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계단은 야간에도 개방될 것이라며 "대신 계단의 훼손을 막기 위해 주변에 경찰력을 증강,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계단 보수에 150만 유로(16억5천만원)를 쾌척한 불가리의 파올로 불가리 회장은 앞서 "스페인 계단이 또 다시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야간 시간대만이라도 계단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문을 설치해 관광객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일었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과거처럼 계단을 밤새 개방할 경우 양식 없는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이곳에서 술을 마시고, 노상 방뇨를 해 얼마 되지 않아 계단이 곧 훼손될 것이라며 불가리 회장의 의견을 지지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사람들에게 개방된 광장의 계단 본연의 기능을 막아서는 안된다며 차단문 설치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스페인 광장 발치에 있는 배 모양의 바르카치아 분수는 작년 초 네덜란드 훌리건의 난동으로 심각히 손상된 바 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