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 D-4, 마무리 점검…클린턴 '꼼꼼' vs 트럼프 '여유만만'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후보 TV토론을 나흘 앞둔 22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대선주자들은 필승을 위한 마무리 점검에 들어갔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현재 박빙을 보이는 만큼 TV토론의 성패가 백악관 주인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 NBC뉴스에 따르면 클린턴은 토론 준비를 위해 이번 주 유세 일정을 비교적 헐겁게 잡았다.

클린턴은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경합주 가운데 이번 주에는 두 곳(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만 찾았다.

그는 대신 진작부터 공을 들인 토론 준비에 더욱 매진했다.

클린턴 캠프는 이미 한달 전부터 조직적인 토론 준비를 시작했다.

캠프는 토론 베테랑과 전문가들로 이뤄진 토론 준비팀을 꾸렸다.

클린턴은 참모들이 챙겨준 두꺼운 정책 자료집과 트럼프 공격 자료를 숙지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최근 폐렴에 따른 건강문제로 유세를 잠시 접었지만 클린턴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토론 준비를 열을 올렸다.

토론에는 이골이 난 클린턴이지만 이번만큼은 이전 토론들과는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상원의원을 시작으로 두 번의 대통령 경선을 치르기까지 거의 40차례 토론 무대에 섰다.

특히 트럼프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인지라 예상치 못한 공격에 점수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클린턴 캠프는 우려한다.

클린턴 캠프의 제니퍼 팔미에리 대변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트럼프들'이 나타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범생 스타일'인 클린턴과는 달리 트럼프는 겉으로만 보면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가 본격적인 토론 준비에 들어간 시점은 클린턴보다 훨씬 늦었다.

토론 전문가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클린턴 캠프와는 달리 트럼프는 캠프 내 지인들을 중심으로 토론 준비에 나섰다.

토론 준비로 유세 일정을 가볍게 한 클린턴과는 달리 트럼프는 토론을 불과 이틀 앞둔 24일 저녁에도 버지니아 유세 일정을 잡았다.

트럼프가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인 만큼 자신의 토론 재능이 풍부하다고 믿고 자신감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캠프가 걱정하는 것은 트럼프의 기질이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질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유권자가 많은데 토론에서 트럼프의 돌발행동으로 상황을 더 나쁘게 할 악재가 나오지 않을까 트럼프 측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 측근들은 토론 때 클린턴의 도발에 냉정함을 유지하라고 트럼프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토론이 시작되면 두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고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 공산이 크다.

클린턴은 건강 이상설과 이메일 스캔들, 클린턴재단의 국무부 유착 의혹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경우 각종 막말과 인종·성차별 논란, 납세자료 미공개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두 후보 모두 약점이 많은 만큼 자신의 흠을 잘 방어하고 상대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게 토론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 TV토론은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에 이어 10월 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그리고 같은 달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 TV토론을 두고 '1969년 달착륙 중계에 이어 최대 TV 이벤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올해 토론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억 명이 시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