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기관이 자국민의 인터넷 사용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기술 개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상 기본권인 통신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21일(현지시간) 연방보안국(FSB)이 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과 함께 모든 국민의 인터넷 사용에 실시간으로 접근해 통신 내용을 해독하는 기술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FSB는 이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사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네티즌 심리나 기호 및 취향까지 추적하는 프로파일링 작업도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FSB의 무차별 감시 방안에 대해 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는 사법당국의 관심을 끄는 요주의 인물들만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7월부터 발효한 반(反)테러법(야로바 법) 이행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법은 인터넷 통신사업자들이 네티즌의 사이트 접속 내용에 관한 정보는 1년, 동영상을 포함한 교신 내용은 6개월까지 의무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인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도 설비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