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아프간 남부지역의 탈레반을 공습하려다 인근의 아프간 경찰 검문소를 오폭하는 바람에 현지 경찰관 8명이 사망했다.

20일 현지 인터넷언론 파지와크아프간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남부 칸다하르 주와 우루즈간 주를 잇는 고속도로상의 아프간 경찰검문소가 두차례 미군의 공습을 받아 이같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경찰 소식통이 밝혔다.

오폭이 발생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 찰스 클리블랜드 준장은 당시 아프간 치안 병력이 탈레반 반군의 공격을 받아 이 지역을 공격했다며 공습 사실을 인정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아프간 반군 소탕전에 미군기 공습 지원을 늘리기로 한 바 있다.

탈레반은 이달 초부터 우루즈간 주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주도인 티린코트를 거의 포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이틀 동안 티린코트와 칸다하르를 잇는 고속도로에서 아프간 경찰이 38개 검문소를 포기하고 후퇴하는 등 아프간 정부 측은 이곳에서 탈레반의 진격을 막지 못하고 있다.

압둘 카림 카딤자이 우루즈간 주의회 의장은 "탈레반이 우리 주에서 광대한 영역을 점령했다"면서 "경찰의 사기 저하가 패주의 주된 원인"이라고 NYT에 말했다.

우루즈간 주는 강력한 군벌 가운데 한 명으로 이 지역 경찰국장을 맡은 마티울라 칸이 지난해 3월 탈레반의 자폭 공격을 받아 사망한 이후 후임 경찰국장 직을 놓고 내분이 벌어져 치안이 약화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또, 아프간 정부가 지난해 탈레반에 일시적으로 빼앗겼던 북부 쿤두즈와 지난해 말 대공세가 벌어진 남서부 헬만드 주 등을 우선 지원하면서 우루즈간 주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프간에서는 정부와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하려는 탈레반 세력간의 내전이 15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탈레반이 장악하거나 우세한 지역이 전체 국토의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