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경기침체로 인한 관광업 불황, 中 관광객이 '활력'
주요관광지, 한국어·일어 안내는 없어도 중국어는 필수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관광업계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이 이미 '큰 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및 올해 3월 브뤼셀 테러 등 잇단 테러사건과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유럽인들의 해외관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에 유럽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늘어나 휘청거리는 유럽 관광업계에 그나마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통계청은 18일 올해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관광통계를 소개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외국인 숙박 관광객의 숫자가 1.7% 증가했다며 이웃 나라인 러시아인 관광객이 19% 줄어든 반면에 중국인 관광객은 22%나 늘었다고 밝혔다.

핀란드 관광업계 관계자는 현지 영어신문인 헬싱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10억 명이 훨씬 넘는 인구를 갖고 있어서 우리가 중국인 관광객을 손가락 한 마디 만큼만 늘릴 수 있다면 국가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핀란드를 찾는 중국인이 증가한 이유로 관광지로서 핀란드 및 스칸디나비아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 증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증가 등 두 가지를 꼽은 뒤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을 많이 하고, 전 세계에서 여행 중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은 핀란드뿐만이 아니다.

다른 유럽의 주요관광지에서도 두드러지는 일종의 현상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파리, 로마, 암스테르담 등 유럽 내 주요관광지에서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주요관광지마다 중국어 관광안내 서비스를 시행하는가 하면 중국인들을 겨냥한 특별할인 행사 등 이벤트를 열어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일례로 유럽 내 일부 유명 관광지의 경우 한국어나 일어로 된 관광안내서비스는 없어도 중국어는 영어나 프랑스어와 마찬가지로 빠지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유럽 여행 도중 브뤼셀을 방문한 다수의 한국인은 기자와 만나 "관광지에서 '중국인이냐'는 질문은 적잖이 받았다"며 "예전에는 '한국인이냐' 또는 '일본인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격세지감"이라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