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62명 사망"…시리아·러시아, 유엔안보리 소집 요구 강력 반발

시리아 내전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육군 기지를 폭격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시리아군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병사 80명 사망설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16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공습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시리아군을 공격했을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시리아군은 물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즉각 이날 폭격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러가 개입된 시리아 사태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시리아의 서방 연합군이 시리아군 기지를 공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AP통신과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폭격기들이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 공항 남서쪽 '자발 테르데' 지역에 있는 시리아 육군 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관영 사나(SANA)통신에 보도된 성명은 "미국 연합군의 전투기들이 오늘(17일) 오후 5시 시리아 육군 기지들 가운데 하나를 공격했다"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군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성명에서 IS에 포위된 시리아군이 이날 4차례에 걸쳐 서방 연합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시리아 병사 6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최소한 80명의 병사가 사망했다고 말했으나 공격의 주체를 거명하지는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U.S. Central Command)는 성명을 통해 "연합군 관리들이 러시아 관리들로부터 표적이된 병력과 차량이 시리아군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통지받은" 즉시 공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 언론에 "이 문제와 관련해 UN 주재 러시아 대사에게 유엔안보리 긴급 회의를 소집하도록 했다"며 "우리는 미국에 완전하고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며, 이는 유엔안보리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을 미국의 '침략'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를 규탄하고 미국에 시리아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유엔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시리아군은 성명에서 이번 공습으로 인해 IS가 인근까지 진격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시리아군은 "이는 시리아와 시리아군에 대한 위험하고 대담한 공격"이라면서 "미국과 서방이 IS와 다른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IS 연계매체 아마크 통신은 "성전주의자들이 데이르 에조르 비행장이 내려다보이는 자발 테르데를 장악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IS 격퇴를 위해 지난 2년 동안 현지에서 공습을 벌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