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동의 자유 인정해야 단일시장 접근권"…조속한 탈퇴절차 요구
"청년실업 등 침체된 경제 해결 위해 2022년까지 6천300억 유로 투자"
난민 유입 막기 위해 아프리카 투자 확대…'유럽국경해안경비대' 제안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제기되는 'EU 해체위기'를 강력 부인하며 회원국들에 국가우선주의를 버리고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 결정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실시한 연례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테러와 난민문제, 경제 침체 등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과 EU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융커 위원장의 시정연설은 오는 16일부터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비공식 EU 정상회의를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렉시트 이후 EU의 미래와 EU가 직면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EU는 충분히 결속돼 있지 않다"면서 포퓰리즘과 분파를 뛰어넘어 결속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제기되는 EU 해체 위기에 대한 우려와 관련, "우리는 그러한(해체) 위기에 있지 않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공동체인 EU가 여전히 중요한 저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에 대해 "우리는 영국의 결정을 존중하고 동시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EU 탈퇴 방침을 공식 통보할 때까지 탈퇴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에 탈퇴를 위한 후속조치를 조속히 밟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도 양측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희망한다면서 영국에 대해 EU정신의 핵심인 '사람과 상품, 자본 이동의 자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EU에 대한 단일시장 접근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들에게 차이를 극복하고 많은 당면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일부 회원국에서 제기되는 국가우선주의에 대해 경고했다.

이어 그는 경제위기로 인한 청년 실업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2022년까지 6천300억 유로(7천70억 달러)의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융커 위원장은 "유럽투자펀드가 2020년까지 적어도 5천억 유로를 투자할 것이고 2022년까지 (투자규모가) 6천300억 유로에 이르도록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난민의 유럽 유입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유럽투자펀드를 아프리카 민간영역에 우선 4천400만 유로를 투자하고 나중에 두 배에 이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동유럽 일부 국가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데 대해 "연대감은 가슴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작년에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유입되면서 제기된 사업인 '유럽 국경 및 해안경비대' 창설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고 유럽 회원국 군대 간 새로운 협력을 제안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