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방위성에서 열린 자위대 고급간부회의에서 "자위대의 최대 벽은 남성 중심 문화"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에 맞선 철저한 대비 태세를 주문하면서 자위대에 비판적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회의 훈시 과정에서 여성 자위관의 비율이 낮은 점을 지적하며 "최대 벽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는 문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성 간부 제군이 스스로 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여성 자위관 비율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유럽과 미국에서 가능한데 일본에서 불가능할 리 없다"고 덧붙였다.

방위성에 따르면 자위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 수준(약 1만3천여 명)이다.

방위성은 2030년까지 이를 9%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프랑스, 호주 등은 지금도 여군의 비율이 1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여성 자위관 비율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한 것은 그가 강조해 온 '여성활약사회' 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올해 3월 '1억 총활약 국민회의'에서 여성들이 활약하는 사회 구현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1억 총활약 국민회의는 50년 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고, 한명 한명의 일본인이 모두 가정, 직장, 지역에서 더욱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1억 총활약 사회' 구현을 위한 회의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