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바이든과 회동…유엔총회 참석 등 2주간 광폭 행보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집권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은 14일부터 약 2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수치 자문역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야당 의원 신분이던 지난 2012년 이후 4년 만이며, 지난 4월 집권 이후로는 처음이다.

지난 11일 출국한 수치는 영국에서 업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현지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앞서 지난달 미얀마의 최대 교역국이자 소수민족 분쟁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을 닷새간 먼저 방문했던 수치는 이번에 미국에서 약 2주간 머물면서 광폭 행보를 할 예정이다.

우선 수치는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과 회담하고, 이어 미 의회 인사들과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또 수치는 뉴욕에서 열리는 제71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치는 이번 미국 방문 중에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대미얀마 경제제재 추가 해제 문제를 논의한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최근 의회 관계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거나 전면 철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의 민정 이양을 전후로 미얀마 국영은행과 기업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이미 수차례에 걸쳐 경제제재를 완화해 왔다.

현재 남아있는 제재는 대부분 미얀마 군부나 군부 출신 소유의 기업에 대한 제재와 보석류 등 광물 수출 규제 등이다.

또 자금세탁 및 마약 거래와 관련된 100여 명의 개인과 단체도 여전히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과거 미얀마 군부정권 시절에 단행된 미국의 경제제재는 미얀마의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삼았다.

따라서 미얀마에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번에 추가적인 제재 해제가 이뤄질 수도 있다.

대미얀마 경제제재 추가 해제는 현지 진출을 원하는 미국 산업계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제재는 여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얀마 군부를 견제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수치 측이 현시점에서 전면 해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미얀마와의 무기거래와 군부의 자금줄인 옥 등 광물 거래만을 남기고 다른 제재를 모두 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미국 방문에 앞서 런던에 이틀간 머물렀던 수치는 유럽, 서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 파견된 대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을 접견했다.

또 영국 국적의 막내아들 킴 아리스와도 반갑게 해후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