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납품업체 전락' 우려 반영…車메이커-공유업체 제휴노선과 차별화

프랑스의 푸조 자동차는 향후 3년 내에 독자적인 차량 공유ㆍ호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푸조의 독자 서비스 방침은 도요타와 제너럴 모터스, 폴크스바겐 등이 우버와 리프트, 게트 등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들과 속속 제휴하고 있는 흐름과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것이다.

PSA 시트로엥 그룹을 이끄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푸조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들과 손을 잡게 되면 소비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을 없애는 만큼 유해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조가 2년 전 파산 위기에 몰려 "빈사 상태"에 빠졌다가 회복하고 있으며 미래 성장전략의 축으로 "모빌리티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바레스 CEO는 이에 따라 푸조가 우버 등과 직접 경쟁할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하고 이미 1억 유로를 스타트업 회사들에 출자키로 했으며 이달 열릴 파리 모터쇼에서 2차 투자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자적 차량 공유·호출 서비스는 푸조나 시트로엥, DS와 같은 기존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운영될지 모른다고 밝히면서 "반드시 자동차 브랜드가 돼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우버 등이 일반인들의 자동차 구매 의욕을 줄일 가능성을 우려해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들과 제휴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직접 자동차를 판매함으로써 장기적 수요처를 확보하겠다는 속셈이다.

타바레스 CEO는 그러나 이들을 상대로 한 벌크 판매 계약은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은 물론 가격 결정권도 넘겨줌으로써 자동차 회사들을 단순한 하드웨어 제공자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선에서 소비자들과 접촉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